CRM 데이터 필드의 함정 - 세일즈에서 진짜로 필요한 데이터란 무엇인가
"고객이 직전 미팅에서 뭐라고 얘기했더라..."
B2B 세일즈를 하고 있다면 한 번쯤은 겪어봤을 상황입니다. 특히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엔터프라이즈 세일즈에서는 더욱 그렇죠. 하루에도 여러 건의 고객 미팅이 진행되고, 메일로는 해결되지 않는 급한 건들이 수시로 발생하며, 계약 진행 상황 체크나 제안 내용 사전 조율도 대부분 전화로 이루어집니다. 심지어 한 고객사의 여러 담당자들과 동시에 커뮤니케이션하는 경우도 많죠.
그래서 우리는 CRM을 사용합니다. 고객과의 모든 커뮤니케이션을 기록하고 관리하기 위해서죠. 세일즈포스나 파이프드라이브 같은 CRM에 열심히 데이터를 입력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입력된 데이터 필드들이 정말로 세일즈 클로징을 위해 필요한 정확한 정보일까요? 아래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한 건에 수백억원 단위의 영업 건을 진행하는 대기업이 있습니다. 이 회사는 영업 건 하나하나가 매우 큰 매출을 가져다주는 만큼, 세일즈포스를 도입해 영업 현황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 회사의 수백억원 규모 계약 건이 실패했습니다. 수 개월 간 진행해온 대형 프로젝트였죠. 실패의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세일즈포스를 찾아보니, 그토록 중요한 계약 건의 실패 사유가 단 한 줄로 적혀있습니다.
수백억원 규모의 영업 건이, 수 개월간의 미팅과 협상 과정이, 그리고 그 속에서 오갔던 수많은 대화와 인사이트가 단 한 줄의 데이터로 축약된 것입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걸까요? 그리고 이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문제의 핵심은 바로 CRM 데이터 필드가 가진 근본적인 한계에 있습니다.
CRM 데이터 필드의 함정
"전반적으로 긍정적 반응이었음"
많은 영업 담당자들이 CRM에 이렇게 기록합니다. 하지만 이 한 줄의 데이터는 과연 무슨 의미일까요? 고객이 어떤 부분에서 긍정적이었는지,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혹시 우려사항은 없었는지... 이런 맥락은 모두 사라지고 단순한 '결과'만 남아있을 뿐입니다.
데이터 필드는 '결과'만을 보여줍니다.
CRM의 데이터 필드는 마치 시험 성적표와 같습니다. 100점을 받았다는 결과는 알 수 있지만, 어떤 과정을 통해 그 점수를 받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죠. 세일즈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결과'가 아닌, 그 결과가 나오게 된 과정과 맥락입니다.
아래 예시는 세일즈포스에 작성된 데이터 필드의 예시입니다.
이런 데이터만으로는 우리가 정말 계약에 근접했는지, 아니면 단순히 낙관적인 전망일 뿐인지 정확히 판단할 수 없습니다. 고객이 어떤 말을 했고, 어떤 표정을 지었으며, 어떤 맥락에서 그런 반응이 나왔는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맥락이 중요한 이유
"내부에서 한번 검토해보고 연락드릴게요."
B2B 세일즈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 말의 진짜 의미는 상황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실제 검토 의지가 있는 것일 수도 있고, 정중한 거절의 표현일 수도 있으며, 때로는 내부 설득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미일 수도 있습니다.
고객은 모든 것을 솔직하게 말하지 않습니다. 특히 엔터프라이즈 고객일수록 더욱 그렇죠. 진정한 컨설턴트가 되기 위해서는 고객이 말하지 않은 것까지 이해하고 분석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고객의 표정, 말투, 회의 분위기의 변화. 이 모든 것이 영업 성사를 위해 중요한 맥락이자 정보가 됩니다.
데이터 필드의 한계
그러나 CRM의 데이터 필드는 이런 맥락을 모두 지워버립니다. 마치 소설을 한 줄로 요약하는 것처럼, 풍부했던 정보가 단순한 상태값으로 축소되어버리는 것이죠.
더 큰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이 한계가 더욱 뚜렷해진다는 점입니다. 한 달 전 미팅에서 고객이 보였던 미묘한 반응, 특정 기능에 대한 관심도, 결정을 망설이게 만든 요인들. 이 모든 중요한 맥락들이 사라져버립니다.
결과적으로,
팀원들은 데이터에 대해 각자 다른 해석을 하게 되고
지난번 영업에서 했었던 실수가 반복되며
조직의 학습 능력은 저하되고
결국 영업 성과는 정체됩니다
이것이 바로 CRM의 데이터 필드에만 의존하는 것의 함정입니다. 우리는 데이터를 쌓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가장 중요한 정보들을 잃어버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진정한 세일즈 히스토리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요?
세일즈의 목적과 이상적인 세일즈 히스토리
커스텀 필드의 가치
CRM의 커스텀 데이터 필드는 분명 중요한 가치를 지닙니다. 잘 정리된 데이터 필드를 통해 정량지표를 확인하고, 영업 현황을 수치화할 수 있는 대시보드를 만들어 우리 회사의 영업 현황을 큰 관점에서 관리할 수 있죠. 예를 들어 세일즈포스를 사용하고 있다면 아래와 같은 대시보드 구축이 가능합니다.
데이터 필드를 잘 만들고 관리하면,
영업 파이프라인 관리
매출 예측
리소스 분배
영업 전략 수립
에 필수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죠.
특히 대규모 엔터프라이즈 영업조직에서는, 이러한 구조화된 데이터가 없다면 수많은 영업 건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불가능할 것입니다. 수십, 수백 건의 대형 영업 건들을 동시에 추적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데이터 구조와 대시보드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죠.
그러나 커스텀 필드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많은 커스텀 필드를 만들어도, 이것만으로는 완벽한 세일즈 히스토리가 될 수 없습니다. 세일즈의 본질은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이기 때문입니다.
한 가지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커스텀 필드 데이터]
POC 진행 상태: Completed
고객 반응: PoC 반응 좋았음
다음 단계: 보안팀과의 미팅
[실제 통화에서 오간 대화]
"POC 결과는 만족스러웠습니다. 다만 보안팀이 여전히 외부 클라우드 서비스 도입에 부정적이어서 그 부분을 미리 준비해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기존 시스템과의 연동 부분에서 기술검토가 추가로 필요할 것 같습니다.”
커스텀 필드의 데이터로는 이런 뉘앙스와 맥락을 모두 담아낼 수 없습니다. '좋았음’이라는 값만으로는 고객의 실제 우려사항이나 숨은 니즈를 파악할 수 없으니까요.
진정한 세일즈 히스토리의 완성
이상적인 세일즈 히스토리는 두 가지 요소가 균형있게 결합되어야 합니다.
1) 구조화된 데이터 (CRM의 커스텀 필드)
객관적인 상태 추적
정량적 지표 관리
체계적인 프로세스 관리
2) 맥락이 있는 커뮤니케이션 데이터 (Activity History)
실제 대화 내용
고객의 반응과 뉘앙스
의사결정 과정의 흐름
숨은 니즈와 우려사항
이 두 가지가 만났을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세일즈 히스토리가 완성됩니다. 마치 지도와 실제 풍경 사진이 함께 있어야 목적지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것처럼, 구조화된 데이터와 맥락 있는 커뮤니케이션 기록이 함께 있어야 완벽한 세일즈 자산이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B2B 세일즈에서 우리가 필요로 하는 진정한 세일즈 히스토리입니다.
진짜 세일즈 히스토리가 담긴 CRM이란
CRM의 커스텀 데이터 필드는 분명 중요합니다. Stage, Probability, Expected Revenue와 같은 필드들은 영업 파이프라인 관리와 매출 예측을 위한 필수적인 도구입니다. 많은 기업들이 이러한 데이터 필드를 더욱 정교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하지만 여기서 한 걸음만 더 나아가면, 훨씬 더 정교하게 매출의 실마리를 찾아 분석할 수 있습니다.
진정한 세일즈 히스토리는 '무엇이 일어났는가'와 함께 '왜 그리고 어떻게 일어났는가'를 함께 담고 있어야 합니다. 수백억 원 규모의 계약이 무산된 이유가 단순히 "고객사 예산 사정"이라는 한 줄로 정리될 수는 없습니다. 수개월간 이어진 미팅과 협상 과정에서 오간 대화, 고객의 미묘한 반응 변화,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key moment들. 이 모든 맥락이 함께 보존되어야 진정한 의미의 세일즈 자산이 됩니다.
특히 엔터프라이즈 B2B 세일즈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긴 의사결정 과정, 복잡한 이해관계자 구조, 높은 계약 금액... 이런 특성들은 더욱 깊이 있는 맥락적 이해를 필요로 합니다.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구조화된 데이터와 맥락 있는 커뮤니케이션 기록의 균형
개인의 경험을 조직의 자산으로 만드는 체계
데이터와 맥락이 함께 흐르는 세일즈 프로세스
입니다.
이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합니다. 계속해서 데이터 필드만을 늘려갈 것인가, 아니면 진정한 의미의 세일즈 히스토리를 구축해나갈 것인가. 그 선택이 우리 조직의 세일즈 경쟁력을 결정할 것입니다.
콜라보는 세일즈포스와 같은 B2B CRM과 완벽하게 통합되는 AI 회의록 솔루션입니다. 고객과의 모든 미팅과 통화가 자동으로 기록되고, 그 속에 담긴 맥락과 인사이트가 보존되며, 이 데이터가 세일즈포스와 같은 CRM과 자연스럽게 연동됩니다. 더 이상 영업 담당자가 미팅 내용을 일일이 정리하고 입력할 필요 없이, 진정한 의미의 세일즈 히스토리를 만들 수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