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B SaaS 세일즈의 필수 소양: JTBD 가이드북
"우리 제품에 이런 기능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경쟁사 제품은 이런 기능이 있던데, 우리도 추가해주실 수 있나요?"
엔터프라이즈 세일즈를 하다 보면 매일같이 이런 요청을 받습니다. 특히 B2B SaaS 제품을 판매하는 영업 담당자라면 더욱 그렇죠. 고객은 끊임없이 새로운 기능을 요구하고, 영업 담당자는 이를 제품팀에 전달하느라 바쁩니다.
1. B2B SaaS의 특별한 도전과제
다른 제품과 달리 B2B SaaS에는 '완성품'이란 개념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고객의 니즈에 맞춰 끊임없이 발전해야 하는 것이 SaaS의 숙명이죠. 특히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수억 원 단위의 투자를 결정하는 엔터프라이즈 고객들은 단순히 현재 제품의 기능만으로는 만족하지 않습니다. 그들에게 필요한 건 당장의 기능이 아닌, 비즈니스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줄 수 있는 장기적인 파트너입니다.
기능 요청의 함정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질문을 해야 합니다. 과연 고객이 요청하는 '기능'이 정말 그들이 원하는 것일까요?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한 고객이 "미팅 녹화 기능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고 가정해봅시다. 많은 제품팀은 이 요청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단순히 녹화 기능을 추가하는 데 집중합니다. 하지만 고객의 진짜 니즈는 '중요한 미팅 내용을 놓치지 않고 팀과 공유하고 싶다'는 것일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단순한 녹화 기능 추가는 고객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합니다. 오히려 새로운 문제를 만들어낼 수도 있죠. 녹화 기능만 추가해주면, 고객은 또 녹화된 미팅을 일일이 다시 보면서 중요 내용을 찾아야 하는 새로운 업무가 생기는 것입니다.
왜 많은 SaaS 기업들이 실패하는가?
이것이 바로 많은 SaaS 기업들이 실패하는 이유입니다. 고객의 요구사항을 성실히 반영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고객의 '진짜 문제'는 해결하지 못하는 것이죠. 표면적인 기능 요청에만 집중한 나머지, 그 이면에 있는 진짜 해결해야 할 과제를 놓치고 마는 것입니다.
2. B2B SaaS 세일즈에서 마주하는 '진짜 문제' 발견의 어려움
"우리는 고객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고객이 요청하는 모든 기능을 충실히 반영했거든요. 그런데 왜 고객은 여전히 만족하지 못하는 걸까요?"
제품팀에서 일한다면 한번쯤은 고민해봤을 질문입니다. 그리고 이 질문은 많은 B2B SaaS 조직이 직면하고 있는 근본적인 도전 과제를 잘 나타내는 질문이기도 하죠.
표면적 요구와 근본적 문제의 간극
대부분의 고객들은 자신들이 겪고 있는 "진짜 문제"를 명확하게 표현하지 않습니다. 대신 그들은 현재 겪고 있는 불편한 "현상"을 개선해달라고 요청합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미팅 내용을 일일이 메모하는게 불편해요."
"팀원들한테 미팅 내용 공유가 안 돼요"
"고객과의 통화 내용을 자꾸 까먹어요."
이런 현상들은 실제로는 더 깊은 문제의 표면적인 증상일 뿐입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 고객들은 이러한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기능을 요청하는 데 그칩니다.
왜 고객은 진짜 문제를 말하지 않을까?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문제 인식의 한계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겪는 불편함의 근본 원인을 깊이 생각해보지 않습니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현상의 개선에만 집중합니다.
해결책 중심의 사고
많은 고객들이 문제가 아닌 해결책을 중심으로 생각합니다.
"이런 기능이 있으면 좋겠다"는 식의 접근이 대표적입니다.
조직적 맥락의 복잡성
특히 엔터프라이즈 환경에서는 한 가지 현상이 여러 부서의 복잡한 문제와 얽혀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담당자 개인이 이 모든 맥락을 완벽히 이해하고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영업 담당자가 고객의 표면적인 요구사항만을 받아들인다면, 결국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음 섹션에서는 이러한 상황에서 세일즈팀이 빠지기 쉬운 함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3. 세일즈팀이 빠지기 쉬운 함정 - VoC 전달의 오류
"고객이 이런 기능을 요청했어요. 꼭 다음 버전에 반영해주세요!"
많은 영업 담당자들이 고객과의 미팅 후 제품팀에 이런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얼핏 보면 성실한 VoC 전달처럼 보이지만, 여기에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현상 전달자로 전락한 세일즈팀
대부분의 세일즈팀은 고객이 말하는 "현상"을 그대로 VoC로 전달합니다. 예를 들자면,
"고객사가 녹화 기능을 요청합니다."
"경쟁사처럼 대시보드 기능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파일 첨부 기능을 추가해 달라고 하네요."
이런 식의 VoC 전달은 두 가지 관점에서 문제를 일으킵니다.
맥락의 상실
고객이 왜 그 기능을 요청했는지에 대한 배경이 없습니다.
고객의 업무 환경과 프로세스에 대한 이해가 전달되지 않습니다.
결국 실제 해결해야 할 고객의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없게 됩니다.
제품 방향성의 혼란
단편적인 기능 요청이 쌓이면서 제품의 일관된 방향성이 흐려집니다.
때로는 서로 상충하는 기능 요청으로 제품팀이 혼란에 빠지기도 합니다.
결과적으로 제품의 핵심 가치가 흐려집니다.
악순환의 시작
이러한 VoC 전달 방식은 결국 다음과 같은 악순환을 만들어냅니다.
세일즈팀이 표면적 기능 요청을 전달
제품팀이 맥락 없이 기능 개발
고객의 근본적인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남음
여전히 문제를 가지고 있는 고객이 다시 새로운 기능 요청
1번으로 회귀 후 무한 반복
악순환의 결과
이러한 방식으로 제품이 발전하게 되면, 다음과 같은 결과를 맞이하게 됩니다.
제품의 정체성 상실
여러 고객의 단편적인 요구사항을 반영하다 보니 제품의 핵심 가치와 방향성이 모호해집니다.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는" 제품이 되지만, 정작 어떤 것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게 됩니다.
고객 만족도 하락
요청한 기능은 추가되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아 고객의 불만이 지속됩니다.
새로운 기능이 추가될 때마다 오히려 제품은 더 복잡해지고 사용하기 어려워집니다.
비즈니스 실패
기존 고객들의 이탈이 시작됩니다.
영업팀은 더 이상 제품의 핵심 가치를 명확하게 설명하기 어려워집니다.
악순환의 고착화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더욱 더 요구사항 반영에 집중하게 됩니다.
제품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방향성을 잃어갑니다.
결국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완전히 상실하게 됩니다.
이는 단순한 커뮤니케이션의 문제가 아닙니다. 제품의 발전 방향이 흐려지는 것부터 시작해, 궁극적으로는 고객의 신뢰를 잃게 만드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특히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는 이러한 실수가 수억 원 단위의 계약 실패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4. 해결책: Jobs to be Done - 고객의 진짜 니즈 발견하기
앞서 살펴본 문제들의 핵심은 결국 '고객의 진짜 니즈'를 파악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고객이 말하는 "현상"에서 실제 "Jobs-to-be-Done"을 찾아내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Jobs-to-be-Done이란?
JTBD는 "고객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의미합니다. 단순한 기능이나 솔루션이 아닌, 고객이 실제로 해결하고 싶은 근본적인 과제를 말하죠. 예를 들자면,
기능 요청: "미팅 녹화 기능이 필요해요"
JTBD: "중요한 미팅 내용을 팀 전체가 빠르게 이해하고 액션으로 연결하고 싶다"
고객의 현상에서 JTBD를 발견하는 방법
맥락 파악하기
단순히 "왜요?"라고 묻는 것이 아닌, 고객의 업무 환경과 프로세스를 이해하기
현재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지 파악하기
기존에 고객이 사용하던 해결 방식의 한계점 파악하기
더 깊은 질문하기
"이 기능이 있으면 어떤 점이 좋으신가요?"
"그 문제가 해결되면 어떤 변화가 생기나요?"
"팀에서는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요?"
비즈니스 임팩트 파악하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서 발생하는 비용이나 손실 이해하기
문제 해결 시 예상되는 비즈니스 가치 측정하기
조직 전체에 미치는 영향 파악하기
JTBD 기반의 VoC 전달
발견한 JTBD는 다음과 같은 구조로 제품팀에 전달해야 합니다.
1. 현재 상황 (Context)
고객의 업무 환경과 프로세스
현재 겪고 있는 어려움
2. 해결해야 할 과제 (Job-to-be-Done)
고객이 실제로 달성하고 싶은 목표
예상되는 비즈니스 임팩트
이러한 접근법은 단순한 기능 요청 전달이 아닌, 제품팀이 진정한 문제 해결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듭니다. 또한 제품의 발전 방향을 일관되게 유지하면서도 고객의 니즈를 효과적으로 충족시킬 수 있게 해줍니다.
5. 실제 적용 사례 - 콜라보팀 Case
문제 해결 관점의 JTBD를 이해하는 것은 세일즈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소입니다. 많은 영업 담당자들이 고객의 표면적인 요구사항에만 집중하다가 실패하는 경우를 볼 수 있죠. "사용하기 편한 CRM이 필요하다"거나 "회의록 작성을 자동화하고 싶다"는 말 뒤에는 항상 더 깊은 비즈니스 문제가 존재합니다. 진정한 JTBD를 찾는다는 것은, 이러한 표면적인 요구사항 너머에 있는 실제 비즈니스 과제를 발견하는 것과 같습니다.
실제 사례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고객이 요청했던 과제(Tasks):
오너 권한 설정 셀프관리 기능 요청
실무자가 워크스페이스에서 오너 권한 변경하기 위함
표면적 요구사항:
"실무자가 워크스페이스 오너로 권한을 변경했는데, 민감 미팅이 하나둘씩 쌓이면서 오너 변경이 필요합니다"
"현재는 수동 대응 중이며 장기적으로는 사용자가 셀프로 권한을 바꿀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렇지만 피드백을 좀더 분석하고 팀원과 이야기를 나눠 보니, 실제로 고객이 해결해야 하는 Job은 따로 있었습니다.
진정한 JTBD (Jobs to be Done):
JTBD : RBAC(Role Based Access Control) 기반의 권한 설정 세팅 제공
민감한 미팅이 콜라보에 저장되었을 때 실무자가 확인할 수 없는 세팅을 만드는 게 고객이 해결하려는 진짜 Job이었음.
이 사례는 JTBD의 본질을 잘 보여줍니다. 고객이 처음에는 "오너 권한 변경이 필요하다"는 단순한 기능 요청을 했지만, 실제로는 기업의 정보 보안과 접근 권한 관리라는 더 큰 비즈니스 과제를 해결하고자 했던 것입니다.
이처럼 JTBD 분석은 고객의 표면적인 요구사항 너머에 있는 실제 비즈니스 문제를 발견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이를 통해 제품팀은 단순히 기능을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진정한 비즈니스 니즈를 해결하는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게 됩니다.
이 사례에서 원래의 Job은 "민감한 미팅이 권한 분리가 잘 되어야 함"이 실제 해결해야 할 과제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기능 개선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정보 보안 관리체계 전반에 관련된 중요한 비즈니스 과제였던 것이죠.
콜라보를 통한 원본 기반의 Jobs-to-be-Done 찾아내기
고객의 진정한 JTBD를 발견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같은 고객의 말이라도 듣는 사람마다 다르게 해석할 수 있고, 각자의 경험과 관점에 따라 서로 다른 결론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엔터프라이즈 환경에서는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복잡한 니즈가 얽혀있어 더욱 그렇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개인의 기억이나 해석에 의존한다면, 결국 고객이 아닌 '우리의 생각'을 쫓게 될 위험이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고객의 발화 원본을 기반으로 팀이 소통하고 JTBD를 발견해 나가야 하는 이유입니다.
콜라보는 모든 고객과의 미팅과 통화를 자동으로 녹화/녹음하고 텍스트로 변환하여 저장합니다. 이렇게 저장된 원본은 슬랙과 같은 협업툴을 통해 팀 전체에 즉시 공유되어, 세일즈팀뿐만 아니라 제품팀도 고객의 진짜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특히 콜라보의 AI 요약을 통해 바쁜 팀원들이 빠르게 컨텍스트를 파악하고 필요한 경우 원본을 참조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이러한 원본 기반의 VoC 공유는 단순한 기능 요청을 넘어 고객의 진정한 JTBD를 발견하고, 이를 제품 개선에 반영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